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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mons of Vision Elim Church

말씀묵상지

요약된 말씀으로 은혜를 되새겨 보세요.

5월 14일 말씀묵상지

이재영
2023-05-13
조회수 394

제목: 공평하신 하나님! (민 27:1∼11)


1. 슬로브핫의 딸들의 문제 제기

오늘의 사건은 민수기 26장에 기록된 제2차 인구조사가 막 끝났을 때 일어났습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의 목적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점령한 후, 각 지파별로 땅을 나누게 될 때, 그 분배의 근거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이처럼 땅 분배가 현실화할 즈음에 특별한 여성 5명이 등장합니다. 슬로브핫이란 사람의 다섯 딸들입니다. 말라, 노아, 호글라, 밀가, 디르사다입니다.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처음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수기 27장 1절에서 11절까지와, 36장 전체에 걸쳐 이 여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 사람들이 등장하게 된 까닭은! 이 다섯 딸의 아버지인 슬로브핫에겐 아들은 없고 딸만 다섯이 있었는데, 그만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 딸에게는 아무런 상속권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법적으로만 따진다면 슬로브핫에게 할당된 기업은, 자연히 그에게 가장 가까운 다른 친족에게로 넘어가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슬로브핫의 딸들” 다섯 명이 모세와 이스라엘의 원로들 앞에 이의를 제기한 것입니다.

즉, 자기 아버지 슬로브핫이 ‘아들 없이 죽은 관계’로, 자기네 가문이 가나안 땅에서 기업을 분배받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합당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민 27:3∼4 → “우리 아버지가 광야에서 죽었으나 여호와를 거슬러 모인 고라의 무리에 들지 아니하고, 자기 죄로 죽었고 아들이 없나이다. 어찌하여 아들이 없다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그의 종족 중에서 삭제되리이까? 우리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 우리에게 기업을 주소서.”

자기 아버지 슬로보핫 역시 가나안 땅의 기업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또한 자손에게 물려 줄 권리가 있었는데, 단지 아들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그 권리가 소멸되어 버리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딸들은 이 문제를 모세 앞에 직접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여자의 이름으로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도 그렇지만, 여자들이 모세에게 나와서 공식적으로 당당하게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한 것 자체가 당시 이스라엘 사회의 전통으로 볼 때, 아주 파격적인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모세가 그런 사연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하나님께 기도드리자, 하나님께서는 아주 간단명료하게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다”고 그들을 지지해 주셨습니다. 민 27:5∼7 → “모세가 그 사연을 여호와께 아뢰니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 너는 반드시 그들의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 그들에게 기업을 주어 받게 하되 그들의 아버지의 기업을 그들에게 돌릴지니라.”

나아가서 슬로브핫에게 할당된 기업을 그의 딸들에게 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새로운 ‘판례’로 삼아서, 앞으로도 계속 적용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민 27:8∼11 →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사람이 죽고 아들이 없으면 그의 기업을 그의 딸에게 돌릴 것이요, 딸도 없으면 그의 기업을 그의 형제에게 줄 것이요, 형제도 없으면 그의 기업을 그의 아버지의 형제에게 줄 것이요, 그의 아버지의 형제도 없으면 그의 기업을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어 받게 할지니라 하고, 나 여호와가 너 모세에게 명령한 대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판결의 규례가 되게 할지니라.”

상속받을 아들이 없는 경우에 가장 가까운 남자 친족에게 기업이 넘어가던 전통을 깨고, 이제부터는 딸이 아들 다음으로 상속권의 우선 순위자로 지정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런 조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의외의 일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이스라엘 전통사회 속에서 남자와 비교해서 완전히 무시당하던 여자들에게, 그것도 이미 죽은 사람의 딸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자상한 조처를 내려주신 것입니다.

이 여자들은 아주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당시 사회는 보호해줄 남성이 없는 여성은 사회 최저 빈곤층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슬로브핫의 딸들은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들의 이의 제기에는 이런 핵심이 있었던 것입니다. → “우리가 들어가 살게 될 약속의 땅! 가나안! 그곳에 하나님께서 세우실 나라에는, 과연 여성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있는 것입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단순한 여성의 경제권을 뛰어넘어,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나라는 남녀가 차별이 없는 나라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세를 비롯하여 이스라엘의 지도부가 모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관습법으로는 말도 안 되는 요구였습니다. 여성의 권리가 정당하게 인정받은 것은, 그때로부터 수천 년이 지나 현대에 이르러야 겨우 선거권, 상속권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4천 년 전 고대 사회에서 이런 요구는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답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 “슬로브핫의 딸들의 말이 옳도다.” 이 일을 계기로 이스라엘에는 아들이 없이 죽으면 딸이 유산을 상속받는 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참으로 멋진 일입니다.

사람을 위한 율법! 어느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고 존중받는 삶을 보장해주는 율법!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막막한 가정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주는 율법! 여성의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수천 년 전에 이러한 일이 모세오경에 기록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또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평등한 관계 속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동체와 지도자였다는 점도 귀감이 됩니다.


2. 새로운 문제의 등장 (민 36:1∼13)

전례에 없었던 ‘여성 상속권’이 허용되자, 이스라엘 공동체에 새로운 문제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을 ‘각 지파별’로 구분해서 분배했고, 각 지파는 또 그 안에서 ‘각 종족과 가족’을 따라 땅을 더 세분해서 나눠줬습니다. 그리고 그처럼 분배된 땅은, 계속 ‘자기 자손’에게 물려줌으로써, 결과적으로 각 지파에게 나누어 준 땅의 경계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무슨 매매나 빚 청산 과정을 통해 땅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게 될 경우에도, 희년이 되면 무조건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주게 되어 있는 것도 바로 각 지파의 땅이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주어진 땅은 만일 그녀들이 다른 지파의 남자들에게 시집가면 자동으로 그 남편들의 소유가 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입니다. ‘므낫세 지파’에 속한 ‘수령’들은 바로 이런 복잡한 문제가 생길 것을 예견하고 이를 모세와 이스라엘의 족장들 앞에 제기해 왔습니다.(민 36:2b∼3)

하지만 이 난제 역시, 하나님께서 간단하게 해결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므낫세 지파 수령들의 그런 말을 들으시자마자, 또 “요셉 자손 지파의 말이 옳도다”라고 맞장구쳐 주셨습니다. 민 36:5 →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요셉 자손 지파의 말이 옳도다.”

아까는 여자 상속권을 인정해 달라는 슬로브핫 딸들의 말도 옳다 하시더니, 이제는 그 여자 상속권을 인정하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므낫세 지파 수령들의 말에 대해서도 옳다고 하신 것입니다. 서로 상반되는 주장에 하나님께는 확실한 해결책이 있으셨던 것입니다.

그 해결책이란! 곧 슬로브핫의 딸들로 하여금 “오직 그 조상 지파의 종족에게로 만 시집가게”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자기 지파인 므낫세 지파에 속한 남자하고만 결혼하도록 명하신 것입니다. 민 36:6∼7 →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대한 여호와의 명령이 이러하니라. 이르시되, 슬로브핫의 딸들은 마음대로 시집가려니와, 오직 그 조상 지파의 종족에게만 시집갈지니, 그리하면 이스라엘 자손의 기업이 이 지파에서 저 지파로 옮기지 않고 이스라엘 자손이 다 각기 조상 지파의 기업을 지킬 것이니라.”

비록 그녀들이 시집가서 그 땅이 남편의 이름으로 등기된다고 할지라도, 그 땅은 여전히 므낫세 지파에 속한 상태로 남게 되니까, 지파별로 구분된 땅의 경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이 사례 역시 이스라엘 백성이 앞으로도 계속 지켜야 할 “계명과 규례”로 삼도록 지시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규례는 슬로브핫의 딸들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즉 그녀들이 배우자를 정함에 있어서 그 선택의 폭이 제한받게 된 것입니다. 다른 지파 남자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게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 확률적으로는 더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길임이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유익을 위해서 자신들의 개인적 권리를 부분적으로 포기하고 받아들였습니다.

마침내 성경은 슬로브핫의 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 다섯 명 모두 다 “므낫세 자손의 종족 사람의 아내가 되었다”라고 말합니다. 그 결과 그녀들이 분배받았던 므낫세 지파에 속한 기업은, 그녀들이 결혼한 후에도 여전히 “그들의 종족 지파에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민 36:12 → “그들이 요셉의 아들 므낫세 자손의 종족 사람의 아내가 되었으므로, 그들의 종족 지파에 그들의 기업이 남아 있었더라.” 즉 슬로브핫의 딸들은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유익과 질서를 위하여, 모세를 통해 주신 하나님의 명령에 기꺼이 복종했던 것입니다.

어느 공동체든지 그 속한 회원들 모두가 자기의 권리만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그 안에는 마찰과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입니다. 개인의 권리는 공공의 이익과 상반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희생이 필연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회 생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의 주장이나 권리만 내세우는 대신, 공동의 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가질 때 하나님의 교회는 굳건하게 서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바라기는 우리 꿈마을엘림교회가 어느 누구 하나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당하거나, 무시 되는 일이 없이, 모두가 존중받고, 즐거움으로 섬길 수 있는 영적인 공동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나눔과 묵상


1. 슬로브핫의 딸들은, 남자만 기업을 상속받는 전통은 하나님의 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습 니다. 우리 교회와 사회의 제도나 전통 중에서 개선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나눠봅시다.


2. 여성의 상속권이나 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모세오경이 기록된 지 4천 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야 겨우 실현 되었습니다. 평등한 관계 속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 ‘공평하신 하나님’과 ‘열린공동체’에 대해서 나눠봅시다.


3. 반면에, 공동체의 유익과 질서유지를 위해서 개인의 권리가 제한되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나눠봅시다.